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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려 치희와 유리왕의 사랑과 이별 [오이노래]

by 시간저널 2025.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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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목차
    • 치희와 유리왕의 사랑
    • 유리왕이 치희를 떠난 이유
    • 치희와 유리왕 이야기 의미 해석

고구려 귀부인 외출모습
고구려 귀부인 외출모습

 

1. 치희와 유리왕의 사랑

대한민국은 오천년 역사를 자랑하는 백의민족입니다. 여기서 ‘백’은 단순히 흰색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깨끗하고 올곧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흰 바탕처럼 어떠한 문화나 가치도 포용할 수 있는 넓은 품성을 상징하기도 하지요. 이 긴 역사 속에서 고구려와 고려는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고려의 건국자 왕건 역시 고려가 고구려의 후손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오늘 이야기할 치희유리왕의 전설은 고구려 초기에 있었던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야기입니다. 유리왕은 고구려의 시조 주몽(동명성왕)예씨 부인 사이에서 태어났고, 어릴 적부터 많은 고난을 겪으며 성장했습니다. 부여에서 홀로 성장한 그는 결국 고구려로 돌아와 왕위를 이어받았습니다. 치희는 유리왕이 방랑하던 시절에 만난 여인이며, 그 시절 두 사람은 깊은 사랑을 나누었습니다. 치희는 유리왕을 따르며 정성껏 보살폈고, 어려운 시절 그의 곁을 지켰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유리왕이 왕위에 오르면서 점차 두 사람 사이에는 거리감이 생기게 됩니다. 왕으로서의 책임과 정치적 선택은 그에게 큰 부담이었고, 결국 치희와 이별을 택하게 되죠. 유리왕은 마음을 전하기 위해 ‘오이노래’를 지어 불렀고, 치희는 그 노래 속에서 자신이 버림받았음을 깨닫습니다. 슬픔에 잠긴 치희는 결국 조용히 유리왕 곁을 떠났고, 이후 그녀의 운명은 기록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사랑의 흔적은 오랫동안 전설로 남아 우리에게 잔잔한 울림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2. 유리왕이 치희를 떠난 이유

유리왕이 고구려로 돌아온 후, 나라를 다스리는 과정에서 점차 치희와의 관계가 멀어졌습니다. 어느 날 유리왕은 치희에게 자신의 마음이 변했다는 것을 암시하는 [오이 노래]를 지어 불렀습니다.

  • 오이노래(五衣歌)의 내용 :
    "오이(烏伊),
    오이(烏伊),
    나를 버리고 어디로 가려느냐?
    높은 산에 올라가니,
    길이 아득하구나"
  • 이 노래에서 ‘오이’는 치희를 뜻하며, 이는 유리왕이 그녀를 떠나보내기로 했음을 암시하는 것이었습니다. 치희는 유리왕이 자신을 떠나려 한다는 것을 깨닫고 슬퍼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유리왕을 떠나 고구려를 떠나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후 그녀의 운명에 대한 정확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지만, 이별 후 슬픔 속에서 생을 마감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 왜 유리왕은 치희를 떠나야 했을까요? 다음 2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 첫번째로, 치희는 당시 정치적 왕권강화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유리왕의 선택으로 희생양으로 볼 수 있습니다. 유리왕은 재위 시절 졸본에서 온조등과 왕위 다툼을 버렸는데 결국 졸본 남쪽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송양왕과 정치적 관계로 엮여있던 치희와 헤어져야 했습니다. 이 이야기는 삼국유사에 나옵니다.
    • 두번째 이유로는 졸본에서 남하 국내성으로 천도후 화희를 만나게 됩니다. 이 역시 국내성에서의 왕권강화를 위한 유리왕의 선택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졸본 왕권의 수호자 치희는 당연히 배제되었겠지요. 삼국유사에 이 일을 두고 치희는 유리왕에게 "나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면 떠나겠다"라고 전해집니다. 유리왕의 사랑을 잃은 치희의 심경은 당시 정치적 상황과 권력이동과 맞물려서 일어난 일이라고 추측됩니다. 

3. 치희와 유리왕 이야기의 의미 해석

고구려 초기의 왕실 이야기로, 유리왕의 오이노래는 치희를 향한 애정어린 그리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전설입니다. 유리왕의 애정과 변심, 권력자의 현실을 반영한 이야기로 볼 수 있습니다. 치희는 고구려 건국 신화에서 등장하는 희생적인 여성상으로 해석할 수 있겠습니다. 사랑이 정치 권력과 결탁하여 결혼에 이르렀고 이는 다시 찾아 온 정치 정세와 맞물려 유리왕은 치희를 버리게 됩니다. 차마 매몰차게 버릴 수 없어 오이노래로 그 마음을 담아 노래로 그 속내를 드러낸 것이죠. 화희와의 결합으로 치희는 유리왕의 눈엣가시처럼 여겨지고 결국 조용히 유리왕 곁을 떠나고 맙니다. 이는 더 이상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 결혼은 아무 의미 없다는 치희의 판단이 빚어낸 어쩌면 현명한 선택이라고 여겨집니다. 치희와 유리왕의 이야기는 단순한 이별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과 권력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간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유리왕은 나라를 지키고 더 큰 정치를 위해 개인적인 감정을 접어야 했고, 치희는 그런 상황 속에서 조용히 물러나는 선택을 했습니다. 이는 고대 여성들이 정치적 도구로 사용되기도 했던 현실을 반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희는 끝까지 품위와 자존심을 지키며 떠났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인물입니다. 오이노래는 이별의 슬픔을 담은 노래일 뿐만 아니라, 유리왕의 후회와 마음속 갈등을 드러낸 노래이기도 합니다. 이 전설은 단지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도 사랑, 선택, 이별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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