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국민추천제가 시작되자, 의료계는 이국종 원장을 복지부 장관으로 강력 추천하며 의·정 갈등 해결의 단초로 삼으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과연 의료인의 참여가 보건 정책의 해법이 될 수 있을까?
의사가 장관이 돼야 하는가? 국민추천제에 뛰어든 의료계
2025년 6월,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추천제’를 통해 고위공직자를 국민이 직접 추천받겠다는 새로운 시도를 선언하면서 의료계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1년 4개월째 지속되는 의·정 갈등 속에서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을 만들자는 목소리가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은 바로 '닥터헬기'와 '아덴만 의료영웅'으로 널리 알려진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이다. 전공의 커뮤니티와 의사단체를 중심으로 이 원장을 복지부 장관으로 추천하자는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의료정책 현장 경험과 외상외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서의 활약, 그리고 기존 복지부 정책에 대한 명확한 비판을 해온 이력은 그를 강력한 후보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특히 부산시의사회를 비롯해 일부 단체는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민추천제의 기회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의료계와 정치권의 입장 차이: 누가 복지부를 이끌어야 하는가?
의사 출신 복지부 장관은 2015년 정진엽 전 장관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그 공백은 의료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정책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비판을 받는다. 특히 최근 의대 증원 이슈와 필수의료 공백, 전공의 이탈 등 복합적 난제 속에서 의료계는 의사 출신 장관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 반면 정부와 여당은 ‘출신’보다 ‘철학과 실행력’을 더 중요하게 본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은 “정부 기조를 이해하고 추진력을 가진 인물”이 필요하다며 특정 직역의 이익보다는 국민 공감대를 얻을 수 있는 인사를 원한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내부적으로는 김강립 전 복지부 제1차관 등 관료 출신 인사가 ‘일잘러’로 거론되고 있으며, 보건 정책의 연속성과 관리 능력을 중시하는 기류가 강하다. 의료계도 이 점을 인식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는 공식적으로 특정 인물을 추천하지 않는 대신, 보건부의 독립성과 정책의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보건 분야가 행정 내에서 소외된 현실을 지적하며, 복지부 안에서 보건의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도 병행 중이다.
국민추천제, 갈등을 푸는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이번 국민추천제를 통해 우리는 과연 무엇을 기대할 수 있을까? 의료계는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보건의료 현장에 대한 이해와 전문성을 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현장형 리더’를 요구하고 있다. 반면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과 사회적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인사를 원한다. 결국 복지부 장관 인선은 단순히 인물의 문제가 아니라, 의료정책의 방향성과 정부-국민 간 신뢰 회복이라는 더 큰 구조적 문제와 맞닿아 있다. 이국종 원장과 같은 인물은 그 상징성과 현장 경험에서 오는 신뢰로 의료계와 국민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그가 장관이 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이런 인물을 통해 보건의료 시스템이 진정으로 개선될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국민추천제가 단지 '인기투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국민 참여와 갈등 조율의 장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추천된 인물들의 철학과 실천력에 대한 깊은 검토가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누가 장관이 되느냐’가 아니라, ‘장관이 된 이후 어떤 철학으로, 어떤 방향으로 국민 건강을 책임질 것이냐’에 있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지금 이 순간에도 진행 중이다. 국민추천제란 새로운 대안제시가 과연 대한민국을 진일보한 선진국가로 한걸음 도약하게 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