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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5천억 원 규모의 마일리지가 휴지조각이 될 수 있다는 공포에 소비자들은 강력 반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마일리지 통합안이 소비자 권익을 침해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공정거래위원회의 제동에 직면했다. 향후 통합안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마일리지 통합, ‘신뢰’가 무너지는 순간
2025년 6월 12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대한항공이 제출한 아시아나 마일리지 통합안에 대해 공식적인 보완 요청을 내렸다. 마일리지 통합 과정에서 고객이 수년간 적립해온 약 3조 5천억 원 상당의 자산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조치는 사전 심사조차 개시되지 못하고 통합안이 반려된 초유의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통합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업계 및 국회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통합 비율(1:0.7 혹은 1:0.9), 제휴처 축소, 사용처 제한 등 소비자 불이익이 예상되는 요소들이 이미 상당 부분 제기되고 있다. 항공 마일리지는 단순한 적립 포인트가 아닌, 고객 충성도와 브랜드 신뢰의 상징인 만큼, 이번 사태는 항공업계 전체의 도덕성과 서비스 기준을 되묻는 계기가 되고 있다.

마일리지 가치 하락 논란, 그 실체는?
통합안에서 가장 예민한 쟁점은 ‘통합 비율’이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는 서로 다른 적립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예컨대, 신용카드 사용 시 대한항공은 1,500원당 1마일, 아시아나는 1,000원당 1마일을 적립하고 있어, 동일한 금액 기준으로는 아시아나 고객이 더 많은 마일리지를 보유하게 된다. 그러나 통합안이 1:0.7 혹은 1:0.9 비율로 추진될 경우, 아시아나 고객은 본인의 마일리지를 절반 가까이 손해보게 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더불어, 기존의 마일리지 사용처가 줄줄이 종료되고 있다는 점도 소비자에게는 큰 손실로 다가온다. 대한항공은 와이키키 리조트, 서울 신라호텔, 에티하드항공과의 제휴를 종료했고, 아시아나 역시 CGV, 에버랜드, 이마트 등에서 마일리지 사용이 중단되었다. 통합의 명분 아래 진행되는 이 같은 구조조정은 실제로 소비자의 선택권을 대폭 축소시키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이용자들은 “적립은 내 돈으로 했는데, 권리는 항공사가 일방적으로 뺏는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더 나아가, 통합 항공사가 기존 스타얼라이언스에서 스카이팀으로 소속이 바뀔 경우,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국제선 제휴 항공사 수가 25개에서 18개로 감소한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브랜드 전환을 넘어, 실질적 서비스 이용 범위 축소를 의미하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여행 수요가 높은 고객층에게도 큰 타격이 될 수 있다.

공정위 제동의 의미와 향후 과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사안을 단순한 기업 간 통합의 문제가 아닌 ‘국민적 관심이 큰 공공 이슈’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정식 심사 이전에 긴급 보완을 요구한 것이다. 스카이패스 약관에 따르면 마일리지 통합 약관 변경에는 최소 15개월(고지 3개월 + 유예 12개월)의 절차가 필요한 만큼, 2027년 1월 목표로 설정된 통합 항공사 출범을 위해서는 오는 9월까지 최종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공정위의 제동과 소비자의 강력한 반발로 인해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한항공은 “고객의 권리를 최대한 고려한 통합안을 다시 준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미 훼손된 소비자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실질적인 보상과 투명한 정보 제공, 그리고 철저한 이해당사자 의견 수렴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마일리지는 단순한 포인트가 아니라, 소비자와 항공사 간의 신뢰 계약이다. 고객이 오랜 시간 쌓아온 가치와 권리를 일방적으로 조정하는 과정에서 공정성과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항공업계 전반에 대한 불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지금은 무엇보다도 소비자 중심의 정책 설계와 소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마일리지 통합안이냐 반려냐에 따라 소비자의 권익이 좌우되는 시점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공정성과 투명성의 확보가 절실하다. 누구를 위한 마일리지를 그동안 쌓아왔는지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는 소비자들의 항변이 줄을 잇고 있다. 이미 던져진 주사위는 비율론을 내세우며 벌써 마일리지 통합안은 성큼 다가와 있는 현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