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목차



    728x90

    현장 스케치 – 바티칸, 교황 서거 애도식

     

    검은색은 이날의 공통 언어였다.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 광장에 조용히 모여든 사람들 사이로,
    영국 왕실 대표단이 모습을 드러냈다.
    왕실 전통에 따라 단정하게 차려입은 검은 드레스와 베일,
    엄숙한 표정 속에도 품위 있는 침묵이 먼저 말을 걸었다.

    햇살은 있지만 무거운 공기.
    성당 종소리가 울릴 때마다,
    각국 지도자들은 고개를 숙였고,
    영국 왕실 인사들 역시 고개를 깊이 숙인 채, 묵묵히 그 순간을 감당했다.

    그들은 많은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동작은 조율된 듯 부드럽고 질서 있었다.
    애도는 거창한 말보다 자세로 드러났다.

    무채색 옷자락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만이
    광장을 조용히 메웠다.
    그리고 그 속에서 영국 왕실은
    전통과 예의, 그리고 한 시대를 보내는 품위 있는 방식으로
    교황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728x90